“주가 떨어지는데” 빚투 또 증가…삼전·포홀 집중 매수

• 미국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으로 코스피가 하락하며 ‘빚투’가 증가
• 개인투자자들이 신용거래로 빚을 내고 주식에 투자하는 양이 늘어남
• 삼성전자와 이차전지주들의 주가 하락으로 개미 투자자들의 부담 증가

미국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코스피가 2600선으로 미끄러진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가 다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달 29일 기준 19조6332억원으로 2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27일(19조7029억원)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금액이다. 지난 한 달 동안 4798억원이 늘어났다.

 

신용융자 잔액은 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매수(신용거래)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잔액 규모가 커질수록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선 이들이 많다는 의미한다.

 

신용융자 잔액은 이달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모두 불어났다. 코스피는 지난 달 29일 1조5409억원, 코스닥은 9조923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9월과 10월 이후 최대 수준을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액은 삼성전자가 680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스코홀딩스(5034억원), 셀트리온(3840억원), , 포스코퓨처엠(2814억원), SK하이닉스(2496억원) 등의 순으로 반도체와 이차전지 종목에 집중됐다.

 

코스닥에서는 에코프로비엠(2528억원), 에코프로(2000억원), 삼천당제약(1351억원), 알테오젠(1268억원), HPSP(1184억원), JYP엔터(948억원) 순으로 빚투가 집중됐다.

 

다만 삼성전자와 2차전지주들은 신용잔고가 늘어난 동시에 주가가 급락해 개미 투자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종가 대비 주가가 7.7%나 떨어졌다. 최근 엔비디아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납품하기 위한 검증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보도와 노조의 첫 파업 선언 등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외국인들은 지난 22일부터 하루를 제외하고 7거래일 간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2조2699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실적 둔화까지 겹치면서 이차전지 종목들도 최저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공모가인 30만원에 근접했다. 포스코홀딩스도 올 들어서만 24.3%나 하락했다. 에코프로는 지난 달에만 15.16% 떨어졌다. 에코프로비엠도 증권사의 ‘매도 의견’ 리포트가 나오면서 18만원대까지 밀렸다.

 

반면 엔비디아의 HBM 핵심 공급사인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며 지난 달에만 16.64%나 상승했다. 외국인들이 지난 달 1조7063억원을 사들여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를 차지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하이닉스는 HBM 경쟁자들의 진입에도 수익성 하락 가시성은 낮다고 판단한다”며 “HBM3e 8H 제품은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HBM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믹스 제고, 예상보다 빠른 수율 안정화를 감안해도 2분기부터 HBM을 통한 업계 내 차별

화 된 수익성과 이익 창출력이 확인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